임신과 육아

[미국 임신 기록 #2] 클리블랜드 Metrohealth Main Campus 분만실 투어

아메리칸동치미 2026. 5. 20. 03:55

미국에서 첫 산부인과 고르기: 제가 시설을 가장 먼저 본 이유와 분만실 투어 팁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가장 먼저 고민했던 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까'였습니다. 미국은 워낙 오래된 건물이 많다 보니 병원 시설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어요. 그런데 정말 운이 좋게도 저희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큰 병원의 분만실이 최근에 새로 단장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곳 클리블랜드에 살면 다들 클리블랜드 클리닉을 많이 추천해 주시지만, 저는 깨끗하고 쾌적한 시설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새로 리모델링한 이 병원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클리블랜드 Metrohealth Main Campus는 다운타운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All photo credits: Nic Lehoux Architectural Photography /Metrohealth Main Campus 위치

첫 진료 날, 정신없었던 병원 검사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처음 병원에 갔던 날, 생각보다 정말 많은 것들을 진행하더라고요. 앞으로의 임신 기간 동안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들었고, 소변 검사와 피 검사, 몸무게와 키 측정이 이어졌습니다. 가족력 조사와 꽤 구체적인 설문조사까지 마치고 나니 그제야 첫 진료가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대형 병원이라 그런지 가장 큰 단점이 있더라고요. 바로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었습니다. 하필 그때가 제 입덧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거든요. 아침부터 분수토를 하고 속이 계속 미식거리는 상태에서 무작정 순서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가방에 챙겨 간 참크래커를 한 입씩 입에 베어 물며 속을 달래고 겨우겨우 대기를 버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28주의 기록: 미리 신청해둔 분만실 투어

저희 부부도 미국 병원은 모든 게 처음이라 어리바리하게 다녔는데, 혹시 아이를 낳을 분만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미리 보고 싶으시다면 병원 사이트에서 '투어 신청'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인기가 많아서 몇 달 치 예약이 이미 꽉 차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도 처음엔 자리가 없어서 조금 늦은 시기로 신청을 해 두었습니다. 어차피 입덧이 한창 심할 때는 집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 냈기 때문에, 예약해 둔 날짜가 올 때쯤에는 제발 이 입덧이 끝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흘러 입덧도 서서히 지나갔고, 임신 28주쯤 되어 배가 꽤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 드디어 분만실 투어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친절하게도 3일 전에 리마인드 이메일이 왔고 어디에 주차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모이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시설이 정말 깨끗하고 미리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투어를 하기 전까지는 출산 당일에 주차는 어디에 해야 하는지, 어느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또 무엇을 챙겨가야 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막연히 불안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와서 설명도 듣고 언제 병원으로 출발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타이밍도 알게 되어서 출산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출산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병원 예약하실 때 분만실 투어도 꼭 미리 신청해 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분만 검사실 (Labor Triage)

만약 자연분만을 하게 될 경우에는 바로 분만실로 가는 게 아니라 '검사실(Triage)'에 먼저 오게 된다고 해요. 여기서 태동과 아기 심장박동 검사를 받으며 진짜 분만 단계에 진입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부디 저는 이 검사실 공간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기를 속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ㅜㅜ.

분만 화장실
분만실 (Labor & Delivery Room)

분만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드디어 분만실(Labor & Delivery Room)로 옮기게 됩니다. 미국은 분만실이 무조건 1인실로 되어 있어서 남편도 여기서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요. 배우자가 편히 쉴 수 있는 소파베드부터 분만용 침대,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면 눕혀 둘 아기 침대까지 깔끔하게 갖춰져 있었습니다. 방에 큰 창문이 있어서 개방감이 느껴지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명 밝기나 실내 온도도 환자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공간을 쭉 둘러보니 정말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온몸으로 실감이 났습니다 ^^. 

회복실 (Postpartum Room)

그동안 유튜브로 출산 브이로그를 볼 때는 아기를 낳고 그 분만실에 계속 머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분만을 마친 후에는 회복실(Postpartum Room)로 이동해서 이곳에서 하루 이틀 정도 머물며 회복하고 검사를 받게 됩니다. 분만실보다는 조금 작은 공간이었지만 필요한 것은 다 갖춰져 있었어요. 아기 기저귀나 산모 회복에 필요한 패드, 세정용품 등을 병원에서 전부 제공해 준다고 하니 마음이 한결 든든해졌습니다.

제일 중요한 병원밥 메뉴!

저는 방 구조와 공간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남편은 그 와중에 식사 메뉴판을 찍어와서 저에게 보여주더라고요. 병원 밥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메뉴를 보니 생각보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많아서 이 정도면 조금 더 오래 입원해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ㅋㅋㅋ.

 

결론적으로 이번 병원 투어는 정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산 당일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을 텐데, 미리 와서 동선을 익히고 정보를 들어두는 것만으로도 막연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지네요.

 

이제 출산까지 딱 12주가 남았습니다. 슬슬 아기 맞이방도 꾸미고 용품도 정리해야 하는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몸이 무거워져서 그런지 자꾸만 게을러지는 임산부입니다^^;;. 몸이 더 무거워져서 움직이기 힘들어지기 전에 이번 주부터는 정말 부지런히 움직여 봐야겠습니다.